e뉴스와이드 김건화 기자 | '미애로합의봐' '추라면' 소리나는 데로만 듣자면 무슨 대기업 식품회사의 브랜드 런칭, 신제품 출시 광고 정도로 보인다. 추미애 전 장관은 지난 6월 경희대 김민웅 교수와의 개혁과 촛불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한 문답식의 '격정 대화'를 담아낸 '추미애의 깃발' 을 출간한바 있다. 이후 같은 달 23일 유튜브 채널 <추미애TV>를 통해 공식 출마 선언했다. 그녀는 예전 직선적이고 강인한 이미지로 추다르크라는 별칭을 얻은데 이어 최근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 청탁 의혹에 휩싸인 윤석열 야당 후보를 향해 반란 제압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추장군이라는 별칭으로 옮겨 탔다. 그러면서 내놓은 선거캠프의 홍보물 표어가 '미애로합의봐' 와 '추라면' 이다. 시대적 추이에 따라서 화자 되는 단어와 표어들이 유행처럼 퍼져 나가는 방식이 있다. 이러한 것들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우리 사회의 일면을 잘 읽고서 페러디한 홍보물의 흥행 성공여부에 따라서 페러디의 주인공은 얼마든지 변혁의 주연으로 입신 예상이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개혁정치가' 이미지를 내세운 추미애 전 장관 입장에서 본다면 현재 같은 진영의 이낙연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답도 없는 네가티브 공방전을 향해서는 '미애로합의봐' 로 현재 야권 지지율 1위의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는 추상같은 '추라면'을 선물하는 듯한 캠프 홍보물이 멋드러지게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다.
SNS에서는 '이낙연은 이재명과 싸우고 이재명은 안티와 싸우고 윤석열은 고발청탁 의혹의 여론과 싸워야 한다' 는 네티즌들 비아냥이 한참이다. 그런 와중에 적폐와 반개혁 세력을 도려내고 정의로운 대전환을 이루겠다고 공식 선언한 추미애 후보는 '미애로합의봐' 와 '추라면'으로 선전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2002년 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 경선에서 1차 지역 경선 때 노무현 후보 득표율은 한 자릿수였다. 연대하는 국회의원은 딱 1명 이었다. 어떤 누구도 노무현 후보가 10%를 넘고 20% 득표율로 치고 나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민주주의 성지(聖地) 전라남도 광주시에서 역전의 기세가 시작됐다. 2021년 9월 5일 지금 추미애 후보는 동행하는 국회의원이 1명도 없다. 그러나 드라마는 민주주의 시민이 결국 만든다. 5일 민주당의 전국 순회 대전.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추미애 후보의 정견 발표문 중 일부는 지난 6월 출간한 '추미애의 깃발' 책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이다.
이에 SNS 유명 논객 중 한명은 앞서 폐부를 콕 찌르는 대목이라 말한바 있다.
"당대표직을 마치고 대통령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검찰의 조직적 저항으로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된 조국 전 장관의 뒤를 이어 검찰개혁을 완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몇날며칠 밤을 새며 고민을 했습니다. 5년 전 촛불 광장에서 제1야당의 대표로서 촛불시민께 드린 약속을 떠올렸습니다.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면 나라도 해야지' 하고 나섰습니다. 정말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은장도와 같은 결기 하나만 품고 검찰개혁의 전쟁터에 나섰습니다.
시민들께서 제게 '추다르크'에 이어 '추 장군'이라는 응원의 별명을 붙여주셨습니다. 제가 엄청난 칼이라도 하나 찬 것 같았지만 실은 죽더라도 반드시 개혁한다는 은장도 한 자루 뿐이었습니다. 검·언·정의 공격은 생각보다 거셌습니다. 사방에서 쏟아진 공격은 곳곳에 상처를 냈습니다. 피를 흘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견딜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예상했던 일이었고, 누군가는 끝내 해내야 할 일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음먹기가 어렵지 한 번 마음을 먹으면 절대 물러서지 않았던 저 추미애의 26년 진심의 정치, 그대로였습니다.
정작 저를 아프게 했던 것은 일부 동지들이 보여준 개혁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와 냉소였습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눈물을 참아내며, 끝내 여기까지 왔습니다. 시민들의 응원이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지지자들은 추미애 후보의 이번 정견 발표를 두고서 "과거 노무현의 '노공이산'을 연상케 하는 감동적인 연설이었다" 며 이것은 "이제 추미애 후보의 '추풍시대' 전설의 시작을 의미한다" 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