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 14. 월광(月光)으로 짠 병실(病室) -박영희 밤은 깊이도 모르는 어둠 속으로 끊임없이 구르고 또 빠져서 갈 때 어둠 속에 낯을 가린 미풍(微風)의 한숨은 갈 바를 몰라서 애꿎은 사람의 마음만 부질없이도 미치게 흔들어 놓도다. 가장 아름답던 달님의 마음이 이 때이면 남몰래 앓고 서 있다. 근심스럽게도 한발 한발 걸어오르는 달님의 정맥혈(靜脈血)로 짠 면사(面絲) 속으로 나오는 병(病)든 얼굴에 말 못하는 근심의 빛이 흐를 때, 갈 바를 모르는 나의 헤매는 마음은 부질없이도 그를 사모(思慕)하도다. 가장 아름답던 나의 쓸쓸한 마음은 이 때로부터 병들기 비롯한 때이다. 달빛이 가장 거리낌없이 흐르는 넓은 바닷가 모래 위에다 나는 내 아픈 마음을 쉬게 하려고 조그만 병실(病室)을 만들려 하여 달빛으로 쉬지 않고 쌓고 있도다. 가장 어린애같이 빈 나의 마음은 이 때에 처음으로 무서움을 알았다. 한숨과 눈물과 후회와 분노로 앓는 내 마음의 임종(臨終)이 끝나려 할 때 내 병실로는 어여쁜 세 처녀가 들어오면서 ― 당신의 앓는 가슴 위에 우리의 손을 대라고 달님이 우리를 보냈나이다 ―. 이 때로부터 나의 마음에 감추어 두었던
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 지난해 1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는 가습기살균제참사와 관련하여 검찰이 업무상치사죄 등으로 기소한 홍지호 SK케미칼 전 대표,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 홍충섭 이마트 전 본부장 등 13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하여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깊은 관심을 갖고 이 재판을 지켜보고 있던 국민을 분노와 충격에 빠트렸다. 원심재판부는 ‘SK케미칼 등이 사용한 화학물질이 옥시 등이 사용한 원료물질과 다르고,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아 실제 폐질환·천식을 일으켰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했고, 지난해 5월 12일부터 제2심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공판준비기일이 두 차례 더 있었고(2021.07.13.과 2021.09.14.), 실질적인 공판은 단 한차례 더 열렸을 뿐(021.10.26.), 공판기일변경(2022.02.22.과 03.08 추후지정) 등으로 한동안 중단되었던 재판이 이달 25일(서관 제303호 법정, ⑥번 법정출입구,14:30) 열릴 예정이다. 항소심 재판을 8일 앞둔 오늘(8월 17일) 수요일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서울법원 종합청사 동문 앞(
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 기원전 18년에 온조(溫祚) 왕자(王子)는 온조국(溫祚國)을 세우고 온조 대왕(大王)이 됩니다. 이때가 전한(前漢) 성제(成帝) 홍가(鴻嘉) 3년(기원전 18)라고 아래의 글은 증명합니다. [及朱蒙在北扶餘所生子來爲太子, 沸流⋅溫祚恐爲太子所不容, 遂與烏干⋅馬黎等十臣南行, 百姓從之者多. 遂至漢山, 登負兒嶽, 望可居之地. 沸流欲居於海濱, 十臣諫曰. 惟此河南之地, 北帶漢水, 東據高岳, 南望沃澤, 西阻大海, 其天險地利, 難得之勢. 作都於斯, 不亦宜乎. 沸流不聽, 分其民, 歸彌鄒忽以居之. 溫祚都河南慰禮城, 以十臣爲輔翼, 國號十濟. 是前漢成帝鴻嘉三年也. 沸流以彌鄒土濕水鹹, 不得安居, 歸見慰禮, 都邑鼎定, 人民安泰, 遂慙悔而死. 其臣民皆歸於慰禮. 後以來時百姓樂從, 改號百濟. 其世系與高句麗, 同出扶餘, 故以扶餘爲氏.] 주몽이 북부여에 있을 때 낳은 아들이 와서 태자가 되자, 비류와 온조는 태자에게 용납되지 못할까 두려워 마침내 오간(烏干)⋅마려(馬黎) 등 열 명의 신하와 더불어 남쪽으로 갔는데 따르는 백성들이 많았다. 드디어 한산(漢山)에 이르러 부아악(負兒嶽)에 올라가 살 만한 곳을 바라보았다. 비류가 바닷가에 살고자 하니 열
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 13. 나는 왕(王)이로소이다 -홍사용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님의 가장 어여쁜 아들, 나는 왕이로소이다. 가장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서……. 그러나 시왕전(十王殿)*에서도 쫓기어난 눈물의 왕이로소이다. “맨 처음으로 내가 너에게 준 것이 무엇이냐?” 이렇게 어머니께서 물으시면은 “맨 처음으로 어머니께 받은 것은 사랑이었지요마는 그것은 눈물이더이다” 하겠나이다. 다른 것도 많지요마는……. “맨 처음으로 네가 나에게 한 말이 무엇이냐?” 이렇게 어머니께서 물으시면은 “맨 처음으로 어머니께 드린 말씀은 ‘젖 주셔요’ 하는 그 소리였지마는, 그것은 ‘으아!’ 하는 울음이었나이다.” 하겠나이다. 다른 말씀도 많지요마는 ……. 이것은 노상 왕에게 들리어 주신 어머님의 말씀인데요 왕이 처음으로 이 세상에 올 때에는 어머님의 흘리신 피를 몸에다 휘감고 왔더랍니다. 그 날에 동네의 늙은이와 젊은이들은 모두 ‘무엇이냐?’고 쓸데없는 물음질로 한창 바쁘게 오고 갈 때에도 어머니께서는 기꺼움보다는 아무 대답도 없이 속 아픈 눈물만 흘리셨답니다. 발가숭이 어린 왕 나도 어머니의 눈물을 따라서 발버둥치며 ‘으아!’ 소리
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 수백 년 된 유적과 골목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역사의 지문과도 같은 종로의 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골목마다 아로새겨진 이야기를 들려주던 이가 있다. 조선 후기, 도심 번화가를 옮겨 다니며 활동한 거리의 이야기꾼 ‘전기수(傳奇叟)’다. 종로구(구청장 정문헌)는 오는 31일부터 11월 9일까지 「2022년 종로의 이야기꾼 전기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각 분야 명사들이 현대판 전기수로 활약하며 관내 구석구석을 참여자들과 함께 걷고 장소마다 깃든 옛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올해는 청와대 개방에 맞춰 주변 관광코스와 연계해 기획했다. 이 일대가 보유한 여러 역사·문화 자원과 전기수의 해설이 한데 어우러져 재미와 유익함을 배가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기수 프로그램은 8월 31일 시작해 9월 14일과 28일, 10월에는 12일과 26일, 11월 9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한다. 총 6회 차로 ▲역사여행작가 박광일의 ‘청와대 둘레길 1. 백사실, 비밀의 숲’ ▲9월 14일 과학탐험가 문경수의 ‘청와대 둘레길 2. 탐험가의 시선으로 본 백악’ ▲9월 28일 한옥컨설턴트 전상진의 ‘청와대 옆 동네 한옥
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 서울 송파구(구청장 서강석)가 15일 77주년 광복절을 기념해 내건 현수막에 ‘건국절 74주년’이라고 함께 명시해 선열들의 항일독립운동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송파구청 전면에는 ‘77주년 광복절, 74주년 건국절’이라고 적힌 현수막과 ‘빛을 되찾은 그날, 나라를 세운 그날 우리에게 가장 아름다운 날’이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서강석 구청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파구청과 27개 주민센터에 일제히 77주년 광복절뿐 아니라 74주년 건국절도 기념하는 플래카드가 걸렸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에는 현재 120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찬반이 팽팽한 것같다. 또 송파구청 홈피의 ‘구청장에게 바란다’에는 건국절 현수막 창피하다는 게시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서 구청장은 1945년 8·15해방은 1948년 8·15 건국을 하기 위한 필수적 과정이었다고 전제하고, “1945년 8·15부터 1948년 8·15까지 미군정 시대였고 백성들이 드디어 주인으로 등극한 날이 1948년 8·15 건국절이다. 74주년 건국절이 77주년 광복절보다 더욱 중요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다른 이유로 “광복절은 자유민주주의자, 공산주의
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 종로구(정문헌 구청장)가 오는 9월과 10월, 사회 각 분야 저명인사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평생교육 프로그램 「2022 종로학당」을 운영한다. ‘공부하는 종로’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2019년 첫 발을 내딛었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중단됐다가 올해 재개하게 됐다. 구민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문학, 건축, 디지털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해 대면 강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운영 일시는 9월 7일과 21일, 10월 5일 오후 2시이며 장소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열린관(이화장길 81)이다. 9월 7일 열리는 1강에서는 <살인자의 기억법>, <작별인사> 등을 펴낸 작가 김영하가 ‘우리의 우주는 책으로 이루어져 있다’를 주제로 문학 특강을 펼친다. 같은 달 21일 2강에서는 가온건축 임형남 대표가 ‘집을 위한 인문학(집은 우리에게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10월 5일 3강은 성균관대 최재붕 교수가 ‘2022 디지털 신대륙에 창륙하라. 메타버스 시대 바꿔야할 3가지’라는 주제 하에 강의를 이끈다. 2·3회차 강연은 오프라인뿐 아니라 종로TV 유튜브에서 실시
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 1923년 1월, 단재 신채호는 <조선혁명선언>을 발표한다. 내년이면 선언 100주년이다. 단재는 첫 구절부터 일본을 강도(强盜)로 부른다. 왜 강도인가? 우리의 국호를 없이하며, 우리의 정권을 빼앗으며, 우리의 생존적 필요조건을 다 박탈하였기 때문이다. 또 단재는 일제가 운영하는 학교를 ‘노예양성소’라 규정하고, 조선사람으로 학교에서 가서 혹 <조선사>를 읽게 된다면, “단군을 무(誣)하여 소잔명존(素盞鳴尊, 스사노오 노미코토)의 형제라 한다”고 비난하였다. 이 말은 단군을 일본의 신(神)인 스사노모의 형제로 비유한 것이 잘못된 무고(誣告)임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 이 말은 어디서 나온 말인가 그 유래를 알아보자. 1892. 8, 일본인 임태보(林泰輔,하야시 다이스케)가 쓴 <조선사>는 최초의 조선사 연구서로 알려졌다. 자칭 서양으로부터 배운 근대적 연구성과를 토대로 썼다고 말한다. 그는 한국사를 4기로 나누었다. 한군현(漢郡縣) 이전을 태고(太古), 삼국의 정립부터 신라 경순왕까지의 대략 992년을 상고(上古), 고려 태조부터 공양왕까지의 대략 456년을 중고(中古), 조선 태
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 종로구(구청장 정문헌)가 이달부터 12월까지 제도권에서 소외된 복지사각지대 주민에게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고 저소득층 생활 안정에 기여하고자 「종로형 긴급복지」 사업을 추진한다. 생활고를 겪고 있지만 주택 보유 등을 이유로 복지급여 신청에서 탈락했거나 국가(서울형) 긴급복지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주민들을 살뜰히 돌보기 위함이다. 이에 경제적 위기상황에 봉착한 이들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차원의 탄탄한 복지안전망을 구축하려 종로구사회복지협의회 후원금을 활용, 서울형·국가형 생계비와 별도로 생계·주거·의료 목적의 맞춤형 지원비를 제공하고자 한다. 대상은 법적급여·통합사례관리 대상자 및 기준중위소득 120% 이하(일반재산 5억 원, 금융 2천만 원)에 해당하는 주민이다. 재산 기준은 별도의 수입은 없으나 집을 포함해 일정 수준의 재산을 보유하여 기존에 수급자 신청에서 탈락했거나 법적 도움을 받지 못했던 이들을 배려해 책정했다. 아울러 복지 의존도를 낮추고 장기적인 급여 수혜를 방지하려는 차원에서 1회(필요한 경우 연장)에 한해 지급한다. 금액은 가구 구성원 수에 따라 상이하며 1인 가구 50만원,
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 12. 논개 -변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蛾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魂)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신생활』 3호, 1923.4) 변영로는 역사 속에 등장하는 여러 충신과 열녀들을 작품의 소재로 선택하여 섬세한 전통 정서와 기개 높은 민족 정신으로 형상화시킨 시인이다. 이 작품도 이와 같은 그의 시 세계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작품의 하나로, 임진왜란 때 진주 촉석루에서 왜장(倭將) 게다니(主谷村六助)를 안고 남강에 뛰어들어 순국(殉國)한 의기(義妓) ‘논개’의 우국 충절(憂國忠節)을 노래하고 있다. 동시대 『백조』 동인들이 암울한 시대 상황에 굴복하여 한숨과 눈물만을 토로한 퇴폐적이고 감상적인 시를 쓴 데 비해, 그는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