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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는 기자실이 있습니다.

"언론이 제대로만 전했어도
저도 여기서 이러고 있지 않아요.
저도 집에서 뉴스 보고 신문보도 읽고 싶습니다.."

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

법원엔 기자실이 있습니다.

재판에 들어오는 기자들은 노트북을 들고 들어옵니다. 나는 그들이 현장에서 기사를 쓰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눈 앞에서 펼쳐진 장면은 놀라웠습니다. 이미 80% 완성되어 있는 내용에 검찰의 주장 20%를 덧 붙혀서 채우고 나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가끔은 나이가 좀 많고 노트북을 들지 않은 아마도 법조팀장으로 추정되는 자가 팔짱을 끼고 기자석에 앉아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변호인의 변론이 펼쳐지는 오후에 그들은 한 두 명 외에는 자리에 없습니다. 집에 돌아와 보면 변호인 이야기는 거의 없습니다.

 

나는 기억합니다.

“이제 재판이 열린 만큼 피고인 측의 목소리도 온전히 보도해달라. 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춰달라” 법원 앞에서 조국 장관은 그렇게까지 부탁 아닌 부탁을 했습니다. 오죽하면 그렇게까지 애원 했을까요? 그러나 양측 이야기를 형평성에 맞춰 고루 취재해 달라는 당부는 소용 없었습니다. 오직 검찰의 "~했을 것이다"는 추정의 말은 진실인 양 보도되는 현실에서 피고인이 소명한 자료의 내용은 현장 외에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검찰은 현장에 있는 기자들에게 그 날에 쓰여질 키워드를 던져줍니다.  가령 '강남 건물주의 꿈' 같은 핫한 단어들을 골라서 이목을 끕니다. 그러나 그것은 원래부터 한강 이북에서 부모님께 유산으로 받은 작은 상가에 대해 공동 건물주였던 정경심 교수가  관리의 편의를 위해 한강 이남의 시세를 알아본 것에 불과한 말이란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아는 사실인데도 말입니다.

검찰은 법률가로서 법률용어를 쓰는 게 아니라 조선후기 소설을 전문적으로 읽어 주던 전기수처럼 서류를 읽었고 그 중 반복되는 '어구' 또는 '단어'에 촛점을 맞춰 그날 뉴스 보도의 주를 이루었습니다. 

 

나는 기억합니다.

정경심 교수가 쓰러졌을 때 신나는 목소리로 '정경심 쓰러졌대'라고 여기 저기 전화 돌려대던 그들이 비번 잠금으로 영장집행 방해 하고 역재판 걸었던 한동훈이가 해당 재판 증인으로 나왔을 때 법조기자들은 한동훈에게 굽신되며 "이따 뵙겠습니다",  "어 그래..내가 명함을 안 가져왔네 ~" 한동훈이 퇴정하면 그 뒤를 잰 걸음으로 졸졸졸 따라가는 모습들이 눈에 선합니다.

 

정경심 교수 재판때와 한동훈의 재판, 이들은 모두 같은 법조기자들입니다. 법조기자단 카르텔은 법원·검찰이 이들 기자단의 취재만 허락하는 까닭에 있습니다.

 

3년간 법원에서 만난 한 시민은 자신이 아파도, 날씨가 추워도, 아무리 바빠도, 아침 일찍, 혹은 새벽부터 나오곤 했습니다.  고생하신다고 토닥여드리면 그 분은 울분을 토하며 늘 말하곤 했습니다.

 

"언론이 제대로만 전했어도

저도 여기서 이러고 있지 않아요. 

저도 집에서 뉴스 보고 신문보도 읽고 싶습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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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환 기자

시공간 속의 여러 사건과 사고들은 누군가의 매체에서 전달 된다. 그러나 과연 여러 사슬망과 얽혀 있는 기존 매체의 보도 현실에서 정론을 기대할 수 있을까! 아임뉴스는 이 논점에서 부터 시작하는 SNS 매체로서 인터넷 언론 리딩을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