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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bina Kuk] 이제서야 저는 조민이라는 이름을 온전히 써봅니다.

"학교가 멀어서 사람 구하기 어려웠는데 그 때 조 양이 경북 영주까지 찾아와 근처에서 기거하며 영어를 가르쳤다. 실제로 봉사했고 교수들이 동의해서 봉사상 줬다"

"조민이 동양대에서 일한 기여도가 컸는데 예산이 없어서 봉사상 준 것"

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

이제서야 저는 조민이라는 이름을 온전히 써봅니다. 그간 일반인에 불과한 그 젊은이가 언론에 실명이 거론되며 마녀사냥을 당했던 것이 부당하다 생각해서 조 양, 의사가 된 이후엔 조 선생으로만 호칭했었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뜻하지 않게 법정에서 한 젊은이의 인생을 세세히 봤습니다. 내게 그럴 자격이 없었지만, 검찰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유치원 때 조민은 장애를 가진 아이와 스스럼 없이 놀았던 배려심 넘치는 아이였습니다. 그 친구는 어릴 적부터 뉴스를 좋아했고 커서는 공부에 매진하기 보다 여러 활동들을 했습니다.

 

- 1학년엔 몽골 봉사활동..

- 2학년엔 영자신문 편집장..

- 3학년엔 제네바 UN 인권 프로그램 참가,

- 국제 인권매커니즘 사용에 관한 핸드북 번역,

-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 참가,

- 인권동아리를 만들고 자선공연을 열어 드럼을 연주해 모금한 돈을 탈북대안학교에 기부...

- 그러고도 고등학교 유학반 대표, 미국 대입 시험위원회 우수학생상 수상..

- SAT시험(10월 성적) 2130점(하버드 1800~2400, 브라운대 2040~2340, 프린스턴 2100~2370, 콜롬비아    2100~2330, 예일대 2100~2380​)

 

AP 성적

- calculus (미적분학) : 만점​

- biology (생물학) : 만점​

- chemistry (화학) : 만점​

- microeconomics (미시경제학) : 만점

이 성적은 미국 학생 상위 3%에 해당하는 점수입니다. 그 밖에도 텝스 성적​ 990만점 중 905점, 토익 성적 990점 만점의 최상위 우등생이었습니다.

 

정말 공부도 잘하고 인권에 관심 많은 학생이었습니다. 대학생 조민은 어느날 의사가 되겠다고 마음 먹은 후 매일 아침 6시에 도서관에 나가 공부하고 매주 고려대 학교 병원에 의료봉사도 갔다고 합니다.

고려대 국제진료센터 통역봉사, 아프리카 의료 봉사 등 봉사시간은 500시간이 넘습니다. 그리고 엄마를 돕기 위해 지방에서 교재 제작, 첨삭봉사도 있네요. 그렇게 최소 서른 세 가지 활동 이상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학점 4.3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가 장관이 되고 이 삶이 모두 부정 당했습니다.

 

법정에 불려온 증인들의 증언은 어땠을까요?

 

-동양대 A 교수:

"학교가 멀어서 사람 구하기 어려웠는데 그 때 조 양이 경북 영주까지 찾아와 근처에서 기거하며 영어를 가르쳤다. 실제로 봉사했고 교수들이 동의해서 봉사상 줬다"

-동양대 B 교수: "조민이 동양대에서 일한 기여도가 컸는데 예산이 없어서 봉사상 준 것"

-단국대 지도교수: "애가 이해력이 좋았고 논문 기여해서 1저자 줬는데도 활동내역만 썼다"

-공주대 지도교수: "애가 직접나와서 활동했고 성실해서 일본 학회도 데려갔다"

-서울대 직원: "세미나 온 조 양을 분명히 봤다"

-서울대 로스쿨 학생: "세미나 온 조민을 분명히 봤다"

-동기들: "조민을 봤다"

 

근데 이 증언들은 왜 반영 안 됐을까요? 타고난 의사였을지 모르겠습니다. 1학년 때 수많은 중도 포기자가 발생한다는 의전원. 유급이 얼마나 흔하고 흔한데 그걸 2번 밖에 하지 않았지요!

성적만이 아니라 심성도 그랬습니다.

 

어떤 손녀는 할머니가 갑자기 쓰러지셔서 병원 응급실로 갔는데, 의사들이 제대로 대응도 안해주고 하나같이 쌀쌀맞게 상대해서 낙담했을 때 엄청 이쁜 의사가 나타나서 중환자실 가게 되면 자기가 담당할테니 너무 걱정말라며, 진짜 따듯하게 얘기해주고 위로해줬었다고 합니다. 근데 그게 나중에 알고 보니 조민선생이었다는 목격담입니다.

 

자기가 겪어본 중 가장 따듯한 의사여서 그간 오해했던게 너무 미안했다고 합니다. 동료들의 평가도 한결 같습니다.

 

“신경외과 스케줄이 끝난 뒤에도 병원에서 간혹 마주치는 조민 선생님은 치열하게 그리고 성실히 수련의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조 선생님은(심폐 정지 상태의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하는 과정에서) ‘과장님, 환자의 맥박이 다시 촉지되기 시작합니다’라는 회생 신호를 최초로 보고했고.."

 

"환자의 생사가 결정될 수 있는 급박한 심폐소생술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냉철한 판단을 유지하는 모습"

 

“의사로서 일을 할 때 환자들과 감정적 교류를 쌓는 것이 중요한데 치료했던 환자들이 시간이 지나고 다른 과를 돌게 되었음에도 조씨에게 먼저 인사하고 반갑게 맞이하며 고맙다고 인사하는 모습들을 보았을 때 이러한 감정적인 교류들도 잘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정치적인 이슈나 주변의 말들로 인해 저 또한 약간의 걱정과 의구심이 있었으나 실제로 함께 일하고 겪어본 결과 조씨는 그 누구보다 의사라는 직업에 열정적이고 헌신적이며 소명의식을 갖고 일하는 의사였다”

 

"첫 근무 당시 병원 관계자들이 조민의 인성이나 업무능력을 끊임없이 의심했다. 그러한 편견을 깨고 지금은 의사로서의 능력도 인정받고, 동기 및 선배들과도 좋은 협업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정말 많은 눈물과 노력이 있었다”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들 때 의사면허를 땄던 젊은이입니다. 조민 씨가 조사를 받고 있었을 때 옆 방에서 조사 받던 한 교수님은 검찰이 조민 씨에게 일기장 한 문구 하나 하나, 의문부호 하나하나까지 억지스런 의미를 부여하며 끝없이 추궁하고 장시간 압박을 가하고 정말 질릴 정도로 취조하는 걸 봤다고 합니다.

 

재판정에서 증인으로 선 날, 기레기들은 그녀가 울면서 증언을 거부했다고 썼지만 그녀는 약간의 울먹임, 떨리는 음성 외에는 의연하고 신중하고 정중하게 자식으로서 증언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음을 알렸었습니다.

 

또한 그녀는 입학 취소 위기에도 "아빠, 시험 다시 보면 되니까 힘내요" 항상 씩씩하게 아버지를 응원하는 딸입니다. 궁금합니다. 부모가 밉다고 이 젊은이의 인생을 빼앗아가는 것이 사법부와 교육계의 존립 이유인지 저는 묻고 싶습니다.

 

그 이전에 이런 경우가 있었는지, 아니면 조민부터 앞으로 쭉 이렇게 할 것인지, 공직자부터 털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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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환 기자

시공간 속의 여러 사건과 사고들은 누군가의 매체에서 전달 된다. 그러나 과연 여러 사슬망과 얽혀 있는 기존 매체의 보도 현실에서 정론을 기대할 수 있을까! 아임뉴스는 이 논점에서 부터 시작하는 SNS 매체로서 인터넷 언론 리딩을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