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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는 하늘에서 와서 하늘로 간다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또 나는 어디로 가는가?’

아임뉴스-우리가 언론이다. 시민 기자단! |

 

 

신완순(辛完淳) (사)우리문화선양회 역사연구소   이메일  nambook-tong1@hanmail.net

 

우리는 부모의 몸을 빌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살면서 누구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사실 이 문제는 인류가 생겨난 이래 끊임없이 계속되어온 궁금증이며 숙제다. 모든 학문과 종교가 생겨나고 발전되어 온 것도 이 문제로 인함이다.

 

이러한 질문에 고려시대 말 행촌 이암(李嵒) 선생이 편찬하신 『단군세기(檀君世紀)』와 조선시대 숙종 원년(1675년) 북애자(北崖子) 선생이 편찬한 『규원사화(揆園史話)』의 『단군기(檀君紀)』에 실려 있는 ‘천범(天範)’을 보면 답이 금방 나온다.

 

천범의 내용 중에 ‘이생유친(爾生惟親)이오 친강자천(親降自天)이라’ 하여 “너희가 태어남은 오로지 부모에 연유하였고 부모는 하늘로부터 내려오셨다.”라고 하여 우리가 하늘에서 왔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으며 다시 하늘로 돌아간다는 것은 천범(天範) 첫 구절을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조(詔)하야 왈천범(曰天範)은 유일(惟一)이오 불이궐문(弗二厥門)이니 이유순성(爾惟純誠)하야 일이심(一爾心)이라야 내조천(乃朝天)이니라.

 

단군왕검께서 조서(詔書)를 내려 말씀하시길, “천범(天範)은 오직 하나이며 그 문(門)은 둘이 아니니 너희들이 오로지 순수(純粹)함과 정성(精誠)으로 너희 마음을 하나로 할 때 비로소 조천(朝天)을 하게 되리라.”라 하였다.

 

천범(天範)은 하늘(天)에서 와서 하늘(天)로 가는 길을 밝혀 놓은 것이며 이것이 하늘의 법도 즉 천범(天範)이며 만고의 진리(眞理)라는 것이다

하늘로 돌아가는 길(법도)은 오직 둘이 아닌 하나이고 하늘을 향한 오직 맑고 깨끗하고(純) 정성스런 마음이(誠) 한결같아야만(一) 하늘에 올라갈 수 있다(朝天).

 

하늘에서 와서 하늘로 가기 때문에 우리는 조상의 죽음을 ‘죽었다’가 아니고 ‘돌아가셨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천범(天範)에서 말하는 하늘(天)의 개념은 무엇이고 조천(朝天)의 의미는 무엇일까?

 

하늘(天)의 의미에 대하여 『삼일신고(三一神誥)』 의 ‘천훈(天訓)’ 편을 보면 “하늘(天)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유형(有形)의 하늘이 아니며 하늘은 모습도 없고 시작도 없고 끝도 없고 위아래도 없고 사방(四方)도 없다. 하늘은 헤아릴 수 없이 크고 넓어 있지 아니한 것이 없고 담겨있지 아니한 것이 없다.”라고 하였다.

 

『옥편(玉篇)』과 『시자(尸子)』 그리고 『회남자(淮南子).제속훈(齊俗訓)』에 의하면 우(宇)는 사방(四方)과 상하(上下)이며 왕고래금(往古來今)을 주(宙)라 하였으니 우주(宇宙)라는 말은 상하(上下) 사방(四方) 즉 공간(空間)과 왕고래금(往古來今) 즉 시간(時間)이 합해진 말임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우주(宇宙)는 공간과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이다.

 

『삼일신고(三一神誥)』에서 말하는 하늘(天)은 상하 사방이 없고(無上下四方), 시작과 끝이 없다(無端倪)고 하였으니 공간적으로는 우주(宇宙)보다 큰 것이며 시간적으로는 우주(宇宙)보다 앞선 개념이다.

 

따라서 하늘은 우주(宇宙)의 근본이며 삼라만상 모든 만물의 근원이다. 즉 우주가 하늘에서 비롯된 것이며 시간과 공간이 하늘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우리 인간도 하늘로부터 비롯되었으며 하늘에서 와서 이 지구상에서 잠시 부모의 몸을 빌려 인간의 모습을 지니고 있지만 결국 인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천범(天範)이나 천부경(天符經) 삼일신고(三一神誥)에서 말하는 하늘의 개념이며 하늘에서 왔으니 하늘로 다시 돌아가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조천(朝天)은 하늘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천범(天範)은 사람과 모든 만물은 하늘에서 와서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길을 제시하고 하늘로 돌아가기 위해서 인간과 우주와 하늘의 본질을 깨닫고 본성을 찾아 인간으로서 가야할 길과 이루어야 할 길을 알려주고 있다.

성통공완(性通功完)을 한 자만이 다시 나의 본자리인 하늘로 돌아가서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한 것이 그것이다.

 

BCE 2333년 아사달에 조선(단군조선)을 세우신 단군왕검께서 신시(神市)의 옛 규범을 정리하여 백성들에게 조서(詔書)를 내려 천범(天範)이라 하고 천하를 교화(敎化)하여 조천(朝天)을 하여 홍익인간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 것이다.

재세이화(在世理化)라는 말은 인간 세상에서 천범(天範)같은 올바른 진리를 펴서 교화를 이루는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이 세상을 하늘의 세계처럼 만드는 것이 홍익인간이다.

 

필자가 천범을 얘기하는 것은 종교적인 교리를 따지거나 어느 것이 우수하거나 어느 것이 정통인지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천범(天範)이 종교의 교리를 담아놓은 것이 아닌 까닭이다.

 

근본이 서야 도(道)가 나온다(本立而道生也)고 하였다.

AI 등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되어 가는 요즈음 물질문명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인간 본연의 영성(靈性)과 정신문화가 쇠락해져 가고 있다. 자연은 이러한 현상에 코로나19 등으로 인간에게 경고를 보내고 있지만 아직도 전쟁을 하고 황금만능주의에 파묻혀 파국의 길로 가고 있으니 어찌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있겠는가?

 

세계 최초의 법전이라는 함무라비 법전보다도 모세의 십계보다도 석가나 공자나 예수의 말씀보다도 앞선 시기에 천범(天範)을 제정하여 백성들을 교화하고 인간으로서 본성을 찾고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길을 제시한 것은 종교 사상을 떠나 천범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천범의 내용을 보면 현대의 첨단 물질문명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것들이다. 우리는 어무나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다. 왜 사람이 하늘이라 말하고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지 또한 인간 자체가 우주의 본질이며 개개인이 하나의 독립된 우주 자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천범(天範)의 가르침은 수 천 년을 기다려온 여태껏 보지 못한 크고 밝은 빛이며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아무것도 없는 광야에서 갈 길 몰라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천범(天範)이 당신 앞에 있으니 어서 빨리 잡으라고 소리치고 싶다.